아버지의 생애
아버지!
천오백 고지의 함백산 중턱에도
흰 눈이 소담히 쌓였습니다.
굽이굽이
산자락을 휘감는 세찬 바람
그 옛적
이 길을 걸으시는 아버지 등 뒤에도
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겠지요
낡은 구두, 해어진 옷깃에
살갗이 갈라지고
손발은 얼어 감각조차 없어도
아버지는 애달픈 행보를
잠시도 멈출 수 없으셨지요
오직
잃어버린 자녀 찾으시려는 일념으로
거친 산길을 호롤 걸으신 아버지!
아버지 긍휼의 눈빛이 머무는 곳에는
눈 덮인 산야의 나목 같은
자녀들이 있었습니다.
가진 것 다 내려놓고
가만히 서로를 아우르는 나목
생의 나이테만큼 두터워진 자녀들의
믿음과 겸손이 아름답습니다.
아버지!
저 험준한 세월의 령을 넘기까지
얼마나 힘드습니까
인고의 시간
자녀들이 돌아오기만을
눈물로 간구하며
얼마나 아프셨습니까
그 희생으로
복음의 대가로 열리고
골짜기마다 생명수 흐릅니다
아버지 사랑의 꽃이 만발합니다.
출처: 엘로히스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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